바오로가 바르나바에게 "자,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전한 모든 고을로 형제들을 찾아가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살펴봅시다."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바르나바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도 같이 데려가려고 하였다. 그러나 바오로는 팜필리아에서 자기들을 버리고 떠나 함께 일하러 다니지 않은 그 사람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감정이 격해져서 서로 갈라졌다. 바르나바는 마르코를 데리고서 배를 타고 키프로스로 떠나갔다. 바오로는 실라스를 선택하여 떠났다. (사도 15,36-40)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였던 바르나바와 바오로였다. 바르나바는 바오로도다 연장자였고 바오로보다 먼저 그리스도 공동체를 알게 되었으며, 바오로(사울)의 회심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예루살렘의 사도들에게 바오로를 안내해 주었던 사람이다. 이런 상태였기 때문에 초기 공동체에서 바르나바가 바오로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두 사람이 그들의 선교 여정에 마르코를 동행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고 이것이 감정적인 싸움으로 되어 서로 갈라서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바르나바와 바오로 사이에 일어났던 이 다툼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모른다. 그렇지만 자기들이 해야 하는 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과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것을 흔들림없이 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우리 삶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방향이 같고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간다고 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이것을 조율해 나가는 것이겠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상태에서 긴장과 갈등이 계속되면서 힘을 소모하게 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어려운 관계로 되는 일이 가끔 일어난다. 그렇지만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선한 마음과 목표와 지향마저 부정하는 단계에 까지는 가지 않도록, '판'을 깨고 '파토' 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