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마르 1,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안식일이 끝나고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음을 말한다. 병자들을 낫게 해주고, 마귀들을 쫒아내도 되는 때가 되었음을 말한다. 언제나 일하고 계시는 하느님 아버지처럼 일해도 되는 때가 되었음을 말한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어두울 때, 병든 이들과 마귀들렸던 사람들이 예수님께 갈 수 있었던 이유였다. 다른 의미는 없을까? 밤의 '어둠'에 촛점을 맞출 수도 있다. 그 어둠의 한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께 촛점을 맞추는 것이다. 살다보면 다양한 어둠을 만나게 된다. 경제적인 어둠과 갑작스런 질병으로 인한 짙은 어둠과 가정과 부부사이에 가끔 끼어드는 어둠과 신앙공동체를 혼란속으로 몰아넣는 어둠이 있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어둠 한가운데, 예수님이 계신다라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일이다. 예수님께서 그 어둠을 몰아내시고 우리의 질병을 낫게 해 주신다는 믿음이다. 복음서에서 줄곧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머물렀던 사람들, 그리하여 그들의 병이 낫게 되고 그들이 어둠으로부터 빠져나온 체험담이고 증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