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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으로 문학은 우리가 가장 고통스러울 때 위안이 되고 힘이 돼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아주 어려운 지경에 빠졌을 때도 활자만 보면 위안을 얻곤 했죠. 책하고 완전히 격리된 생활을 한 적도 있는데 그땐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내 문학도 남에게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잘사는 사람에게도 위안이 필요하지요. 소위 팔자 좋게 잘사는 생활의 답답함이 있잖아요. 고통에만 위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안일해서 무기력해져버린 살에도 위안이 필요하죠. (<우리가 참 아끼던 사람>, 201)
***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예루살렘에게 다정히 말하여라."(이사 40, 1) 위로가 필요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복역중인 사람, 입원중에 있는 사람, 오해받고 있는 사람, 자기 한계에 도달한 사람, 정신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사람, 깊은 슬픔속에 있는 사람. 이모든 사람이 위로를 필요로 한다. 그 사람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이 모두 다르고, 다른 방식으로 위로를 받게 된다.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특정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