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퍼의 인물들은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들은 혼자 앉아 있거나 서 있다. 호텔 침대 가장자리에서 편지를 읽거나 바에서 술을 마신다. 창밖의 움직이는 기차를 물끄러미 바라보거나 호텔 로비에서 책을 읽는다. 상처받은 듯 자기 내부를 응시하는 표정이다. 방금 누군가를 떠나왔거나 떠나보낸 것 같다. 그들은 일이나 섹스나 벗을 찾으며 오래 머물지 않을 곳에서 떠돌고 있다. 시간은 주로 밤이다. 창문으로는 어둠이 다가오고, 넓은 시골 또는 낯선 도시의 위협이 그 뒤에 도사리고 있다. (<여행의 기술>, 알렝 드 보통, 75)
* 호퍼의 그림을 보면서 뭔가 말하고 싶은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어 가슴이 답답할 때가 있었다. 호퍼는 호텔과 로비, 도로와 주유소, 식당과 카페테리아, 기차와 기차에서 본 풍경과 그림을 많이 그렸다. 길위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화려한 복장을 하고 있고 호화롭고 사치스런 여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그들의 모습 한켠에는 외로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