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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다. 읽을 때마다 그 전에 읽을 때 놓쳤던 부분을 발견한다. 이해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새롭게 이해되기도 한다. 마음에 새기며 읽고 싶은 부분이 발견된다. 이렇게 읽으면서 주어지는 기쁨이 있다. 아니 에르노의 <칼같은 글쓰기>다. 단어를 돌과 칼에 비유했던 사람답게 언어를 갈고 다듬어 빈틈 하나없는 언어로 된 견고한 건축물을 만들었다. 이런 문장안에 담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재미가 있다. 그가 쓴 작품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길로 인도하고 있는 책이다. 아니 에르노가 그렇게 말하고 글을 쓸 수 있게 길을 열어가는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의 날카로움도 돋보이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