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에른스트 투켄트하트는 인간은 삶 지향성이라는 긍정적인 힘 덕분에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세상 중심에 설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은 자기 보존 욕구가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살고자 하며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언급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살아남는 것을 지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소 일상적인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에 죽음까지 눈길을 돌길 겨를이 없다. (<시간제어>, 마르크 비트만/강민경, 일므디, 2022, 127)
☞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사람의 관심사는 자기 질병과 싸우는 것이다. 자기 병과 싸우는데 온힘과 정신과 마음을 다한다. 의료진의 말과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들에게 자신의 요구와 불평과 불만을 말한다. 그의 최대 관심사는 죽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죽음과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하물며 모든 일이 그런대로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찌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인가. 살기 위해 우선 당장 해야 할 일과 관심써야 할 일이 주변에 쌓여 있는데. '죽음을 기억하라'라고 말들 하지만, 어쩌면 그냥 해보는 피상적인 말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