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i i perseguitati per causa della giustizia, perche' di essi e' il regno dei cieli."(Mc 5,10)
'저지당함'은 큰 일이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괴롭고 비통하며 상당히 오랜 기간 잠 못 이루게 할 수도 있다. 나에게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계획을 더 이상 실행할 수가 없다. 나의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내가 아는 것이라곤 하나뿐이다. 이젠 결코 이전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겠어. 나는 이 상황과 타협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돼.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계속되어야 해. 한마디로, 나는 지금 가로막혀 있는데 출구는 없어. 그럼 어찌해야 하나? 아예 체념하고 포기해야 하나? 아니면 저항해야 하나? 이 저지당함을 삶의 부조리함으로 새삼스런 표지로 여겨야 하는가? 이 저지당함은 그저 멈춰 있지만 말고 참아 내라는 깊이 반성하라는 호된 촉구다. 그런데 직업 활동에서의 좌초, 뜻밖의 질병 또는 인간관계의 파탄, 그 무엇이든, 이 모든 것은 자기 삶의 심층 차원을 자각하고 신뢰하는 신앙에 자신을 새로이 개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이 저지당함의 체험은 위로가 된다. 이 강요된 멈춤의 상황 안에서조차 우리를 붙들어 주는 어떤 것이 존재함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 어떤 것은 우리 삶의 근본 실재 안에, 하느님이라는 실재 안에, 우리 삶의 바탕 안에 간직되어 있으며, 이것이 우리에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새로운 전망을 열어줄 수 있다. 이 신뢰에서부터 우리는 새로운 힘을 길어 낼 수 있으며 또 우리의 삶을 새로이 보고 새로운 ㅌ도를 얻고 우리의 진로를 바로잡고 과제를 새로이 붙잡을 수 있게 된다. (<나는 무엇을 믿는가>, 한스 큉/이종한, 분도출판사, 2022,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