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서 말하기 쉽습니다. 일과 더불어 내면에서 일어났던 느낌과 생각과 내적의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외적 일에 대해서만 말하고 나누는 것은 참된 의미의 대화나 소통이 아닙니다. 자기 안에서 일어났던 것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어느 정도 참된 대화에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다 이야기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에 따라서 이야기하는 주제와 내용도 달라지고, 개방의 깊이와 넓이도 달라집니다. 차이과 구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아오스딩 성인이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시지만, 개별적으로도 사랑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계시고, 저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계시며, 그 사람이 어떤 과오와 실수를 했는지 알고 계시며, 저 사람의 친구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낱낱이 알고 계신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맞게 그 사람에게 맞추어 사랑하신다는 말입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사람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생각과 상상이 안되는 분입니다. 사람들과 달라도 너무도 다른 분이기 때문에,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사람들이 잘 모르기도 하고요. 다시 도시 한 가운데로 들어왔습니다. 베이스 캠프를 떠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홀가분함을 느낍니다. 익숙한 것과 짜여진 곳에서 감당해야 하는 짐스러움 대신에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책임감없음, 그 자유로움, 여유로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