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대하여

유혹. 자기에게 필요한 것, 자기가 간절히 바라는 것, 자기에게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렇지 않다면 유혹이라고 할 수 없고, 분심 정도에 그칠 것이다. 유혹을 당하게 되면 지금까지 자기가 추구하고 있었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일어나게 되고 의심하게 된다. 내외적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유혹이 무엇인가를 자의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자기가 가치있게 생각하고 있고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자기의 이상적인 모습이나 마음속에 막연하게 품고 있었던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대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둘 사이에 거리가 있음을 체험을 통해 알 수 밖에 없느넫, 그 간극이 너무 클 때 사람은 자신을 비참한 존재라고 여기게 된다. 이런 면에서 유혹은 자신을 알게 하는 때일 뿐 아니라, 자신을 단련시키고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아 하느님께 손을 내밀게 하는 은총의 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