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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을 정당화하는 모든 활동-학생들,문인들 혹은 저널리스트들과의 만남-은 나로 하여금 자신을 집중시키지 못한 채 세계의 표면만을 살게 하지요. 그것이 불쾌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런 상태를 오래 견디지는 못해요. 그런 식으로는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지요. 특히 어떤 텍스트를 도중에 걸쳐놓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답니다. 그 경우에는 바깥 세상이 바로 감옥이죠. 그리고 자유는 나 자신을 가두는 서재에 있고요. 나 자신을 작가로서 느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존재하는 곳, 그저 글을 쓰는, 글을 써야 하는 누군가로서 내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칼 같은 글쓰기>, 아니 에르노/최애영, 문학동네, 2005, 24-25)
☞ 자기가 자기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곳. 그곳이 자유로운 곳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곳이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마음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이다. 일과 관련해서는 힘들다고 하면서도 그 일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이고, 외적인 아무런 자극과 압력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나를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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