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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과 명품생활글/생활 속에서 2022. 1. 20. 20:58
명작이 무엇일까?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 때 명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작품이다. 긍정적인 것이라? 예를 들어보자. 재미있다. 정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된다. 지적인 만족감이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채워진다. 자기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자신의 약함과 부족함을 직시하게 해준다. 자신과 타인에게 너그러워진다. 인간의 어두운 부분을 까발릴 때라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고 있다. 아주 개인적인 사소한 일들을 다루고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보편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다. 기타 등등. 그래서 명작이라고 이름을 붙어 있는 회화, 음악,연극, 소설, 영화 등은 한 개인의 창작물이지만 인간 전체의 유산으로 되는 것이다.
명품은 무엇일까?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명품'의 특징은 무엇일까? 값이 비싸다는 것 외에 별다른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쉽게 말해서 비싼 사치품을 명품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아니라 소수의 몇 사람에게만 허용된다. 명품을 소장하고 있는 살마과 그렇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여 위화감을 조성한다. 그 사람의 허영심을 채워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명품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허영심을 채워주기 위해 등장한 것이 '짝퉁'과 '짜가'이다. 어차피 명품은 인간의 사치와 허영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진짜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명작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나의 시간과 삶과 정신과 영혼과 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른 어떤 것과 비교될 수 없는 것이고,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것이다. 명품은 이미 만들어진 것을 구입하고 그것으로 내 삶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타인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다른 사람이 자신이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거나 똑같은 것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다. 복사되고 복제된 삶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산책을 하다 카메라를 들이밀고 싶은 대상을 자주 만난다. 풀과 나무, 산과 하늘과 바다, 곤충과 새와 야생동물 등. 이들을 찍은 사진을 얼마든지 복사할 수 있다. 그리고 복사된 사진을 보면서 원본을 가려낼 수가 없다. 사진을 찍은 본인도 어느 것이 원본이고 어느 것이 복사본인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컴퓨터 기계의 어딘가에 기록되어 있을 컴퓨터 안에 있는 암호와도 같은 기호와 표지를 해독하면 원본을 가려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사본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들 사이에서원본을 찾아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초의 원본은 있게 마련이다.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생각의 꼬리를 쫒아가다가, 명작과 명품으로 까지 뻗어나갔고 그것을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