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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음생활글/생활 속에서 2022. 1. 19. 21:52
높은 산도 아닌데, 하산 하기가 쉽지 않다. 겨울 추위 때문만도 아니다. 매일 산책과 운동을 하고 있으니, 움직이기가 싫은 것도 아니다. 시간이 아까워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쉰다는 핑계로 허비하는 시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귀찮은 것이다. 귀찮지만 그렇다고 머리 묶고 다닐 형편은 아니어서 하산했다. 얼마 전에 단골 미장원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해진 곳이 없다. 새로운 곳을 찾기도 귀찮아 전번에 갔던 곳에 다시 갔다. 먼저 오신 손님이 한 분 계셨고, 몇 분 기다렸다 바로 머리를 잘랐다. 오랜만에 하산하여 본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더 머물기 위해 5일장에 잠깐 들렀다. 겨울 바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길거리에서 겨울 털장갑을 하나 샀다. 5천원, 이번 겨울 손 시리지 않게 지내려면 이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바로 다시 산으로 올라왔다. 눈이 온다는 기상 예보에 따라 날씨는 잔뜩 흐렸다. 차분히 가라앉은 것인지, 지루한 것인지, 지친 것인지, 아리까리한 상태였다. 좀 더 자세히 솔직하게 바라보면, 어떤 상태인지 왜 구분을 못하겠는가마는 귀찮아 그만 두었다. 좀 더 들여다 보면, 그 원인에 대해서도 알아 차릴 수 있겠지만, 그것도 마저도 귀찮아 그만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