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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생활글/생활 속에서 2021. 10. 27. 20:16
* 하느님을 알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하느님을 제외하고, 우리는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의 주인이다. (<진리의 산길>, 137)
* 하느님에 대해 말할 때 하느님의 깊은 신비 속으로 들어가 마침내 하느님의 초월성 앞에 있는 침묵 속에 몸을 완전히 낮추지 못한다면 하느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느님의 본질은 지성이다. 하느님은 사랑이나 자비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초월하신다. 사랑은 하느님의 본질이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아실 때 우리는 존재한다. 하느님이 우리를 모르시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의 앎은 우리 존재의 근거다. 그런데 하느님의 앎과 사랑은 하느님안에서 하나다. (<산길>, 138)
☞ 사람은 영적인 존재이다. 지성과 기억과 의지를 지니고 있다.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음으로 사람을 영적인 존재라고 한다. 영은 사람의 어느 부분에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가 영이다. 이 영이 사람의 몸 속 모든 곳에 속속들이 스며들어가 있다. 영적인 존재이면서 육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하느님에 대한 앎은 육을 토대로 시작된다. 육이 배제된 하느님에 대한 앎은 인간을 헛된 망상에로 이끈다. 육으로는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는 사람들이 영으로 연결되며, 영으로 하나가 된다. 육의 특징은 구분한다는 것이다. 구분되고 구별되는 존재는 그 자체안에 벌써 소멸을 내포하고 있다. 영으로부터 나온 구분되는 육이 사라지는 곳은 영원한 영의 세계이다. 사람은 자기가 영원으로부터 나와서 영원으로 되돌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이런 면에서 영원회귀설이 나올 법도 하다. 어디엔가 매여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누구에겐가라고 해도 되겠다. 종교와 계율과 당위성과 전통과 사회적인 통념 등에 매여 있다. 아무 것에도 매여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관계를 맺고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 매여있음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구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죽음으로부터 구원된다는 것은 십자가의 삶안에서만 매여있음이 풀림을 향한 자유로움으로 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