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위해 좋은 것?생활글/생활 속에서 2021. 10. 1. 12:12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어른들이 아이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아이가 받아들이기 거북한 말을 다 하고 나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님을 위해 배려였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호의(배려)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동료 혹은 아랫사람에게 하는 윗 분의 말씀입니다.
어른의 말을 들은 아이는 '속으로' 묻습니다. '내가 잘 되는 게 뭐지?' 직장상사의 말을 듣고나서 생각합니다. '나를 위한 배려가 구체적으로 뭐였지?'
부모에게 온전히 의탁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라면, 내가 생각하고 준비한 '너를 위해 좋은 것'이 나를 위한 것일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인가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내가 준비한 '너를 위해 좋은 것'에 대해 상대방의 의견을 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그 좋은 것' 때문에 긴장과 갈등과 오해가 생기게 됩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좋은 것'에 대한 나와 너의 공감대를 넓혀 가기 위한 과정입니다.
인생살이에서 준비되고 차려진 밥상에 만족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많은 힘들이지 않고 먹고 즐기면서 감사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클린턴 힐러리가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은 꼭 이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에서 물러난 다음 상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할 때 했다는 말입니다. "퍼스트 레이디는 환상적인 경험이다. 그러나 상징적인 존재다. 반면 상원의원을 직업이다. 내 역할과 내가 내린 결정을 통해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다."
사람은 편안하다고 해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하고 설계하여, 그것을 위해 자기의 모든 힘을 쏟아 부을 때에 오는 기쁨과 만족감과 뿌듯함이 있습니다. 이렇게 할 때 나오는 집중력과 힘을 열정이라고 하고요. 내가 열정적인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나의 주도권을 되찾아와야 합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생활이었다면 쉽지 않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시간과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내 아이들이 자기 삶에 열정적으로 투신하기를 원한다면, 내가 갖고 있는 주도권을 넘겨야 할 때 그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비록 그것이 그에게 위험하게 여겨지고, 내가 소외되는 것처럼 여겨질 때라도.
'생활글 > 생활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청과 관련된 이야기 (0) 2021.10.04 300주년 기념미사 (0) 2021.10.03 밤 (0) 2021.09.29 제 복 (0) 2021.09.28 떠남과 돌아옴 (0) 2021.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