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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음-기억기도.영성/다네이 글방 2021. 1. 20. 14:54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혼자라는 것을 전제하지만, 책을 읽을 때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읽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기들이 읽었던 책에 대해 나눔을 하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혼자서 책을 읽을 때는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숙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힘든 일을 할 만한 동기가 없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그 힘든 일을 스스로 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함께 읽고 나눔을 해야 한다면, 자기가 읽었던 것에 대해 정리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눔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자기 관점과 해석이 개입되는 취사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읽었던 책에 있는 많고 많은 단어와 이야기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것이 자기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 말하면, 내 마음속에 읽었던 내용에 호응 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자기가 취사 선택한 내용을 숙고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놀랄만한 능력인 기억이다. 내가 읽었던 내용, 밖으로부터 나에게 들어온 내용은 내 마음속에 있는 어떤 것에 감응하고 기억이라는 능력에 의해 확장되어, 지금까지 의식화되지 않고 잠재되어 있었던 새로운 생각을 불쑥 떠오르게 한다. 자기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그래서 기억이 어둠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우물에서 샘물을 끌어올리는 마중물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내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정신 세계가 넓혀지는 것이고 우리 영혼에 깊이가 더 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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