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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해방이란 없다. 나는 내가 소유하며 저지르며 체험하지 않은 어떤 것에서도 나를 해방시킬 수 없다. 진정한 해방은 오직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을 행하였을 때, 내가 전적으로 내 자신을 헌신하여 완전히 참여하였을 때 가능한 것이다. 내가 참여로부터 물러서면 나는 이에 해당되는 영혼의 부분을 절단하는 것이 된다... 자신의 열정의 지옥을 거쳐가지 않은 인간은 그것을 결코 극복하지 못한다. 열정은 그때 집 근처에 있게 되고 그가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불길을 일으켜 그 자신의 집을 엄습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포기하거나 쓰지 않고 두거나 또한 겉으로 잊어버린 체하면 포기한 것, 남겨둔 것은 두 배의 힘으로 되돌아올 가능성과 위험이 있다. (<칼 융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 칼 융/아니엘라 야훼/이부영, 집문당, 1990, 315)
☞ 칼 융이 말하는 열정이란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욕망과 욕구와 욕심과 감정과 정서와 같은 것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사람은 자신의 마음에서 일어나고 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런 것과의 대면이 요구되며, 그러한 ‘지옥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 적나라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게 되고 참된 자기와의 만남이 가능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