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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이라는 표현을 사람들은 꺼려한다. 그러나 나는 그 체험을 오직 비시간적 상태의 대환희라고 밖에는 묘사할 수 없다. 그 상태 속에서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시간 속에서 일어난 모든 것은 그곳에서 하나의 객체적 전체성으로 통합된다. 아무것도 시간 속에서 더 이상 분해할 수 없고 시간의 개념에 따라 측정될 수도 없다. 어떻게 내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떤 것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이고 다른 것은 가장 분명한 현재이며 그리고 또 다른 어떤 것은 이미 끝난 것인데 어떻게 모든 것은 하나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감정이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하나의 총체, 하나의 오색 영롱한 전체일 것이다. (<칼 융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 칼 융.아니엘라 야훼/이부영, 집문당, 1990)
☞ ‘영원’은 관념속에서나 존재한다는 말이 아니라, 인간의 차원을 뛰어넘는다는 말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말과 글로 표현하게 되면, 3차원에 있는 사물을 2차원의 그림자로 표현하는 것과 같아 왜곡될 수 밖에 없다. 영원하신 하느님을 뵙는다는 것은 인간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초대와 거저 주시는 그분의 선물로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