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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6. 2. 22:35
오랜만에 쉬는 날을 가졌습니다. 이곳에 모셔야 할 성물을 보기 위해 가까운 조각하시는 분의 작업장에 들렀습니다. 이곳 본당에 설치할 십자가의 길 기도를 돌로 만들고 계셨습니다. 이곳 냇가에서 채취한 돌을 이용해 만들고 계셨습니다. 이곳 본당에서 사목하다 6.25때 순교하신 디모테오 신부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 계셨습니다. 전통적인 십자가의 길기도와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단순한 믿음을 가진 분들이 아주 좋아할것 같은 조각이었습니다. 나무로 된 삐에타 상과 돌로 된 성모상과 돌아온 탕자 조각품, 겟세마니 동산의 예수님을 형상화한 나무 조각품을 보았습니다. 조각하는 분과 이러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점심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계획에 없는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오색 온천으로 갔습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들렀으니 몇 달 만에 온 것이었습니다. 온천에 간 제가 운영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적었습니다. 온천욕하는 사람들에게야 한가하고 넓직해서 좋았지만. 오랜만에 편히 쉴 수 있었습니다. 되돌아 오는 길에 산속에 사시는 신부님을 뵈로 갔습니다. 어디를 봐도 산이지만, 정말 깊숙한 산속에 살고 계셨습니다. 자동차롤 4킬로미터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앞으로는 동해가 보이고 뒤로는 높고 험한 산이 둘러싸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깊은 산이라고 말은 들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깊은 계곡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와서 쉬고 기도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계셨는데,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 넘는 규모였습니다. 신부님의 연세를 감안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한 사람 뿐이어서 언제 마치게 될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신부님의 활달한 성격 때문에 시원스레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서 기도와 묵상에 대해서 자연에 대해서 하고 계시는 공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삼겹살이 먹고 싶어 식당에 들렀습니다. 운전에 대한 부담때문에 소주 한 잔을 마시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루가 훌쩍 지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