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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목요 오전기도.영성/다네이 글방 2020. 4. 10. 10:22
4월 10일, 금요일
광주 글방은 <가톨리시즘> 전반부를 읽고 이번에도 카톡방에서 독후감을 나눴습니다.
그중에 저와 이공주 글라라 자매님의 글을 발췌하여 편집하였습니다. 왁자지껄한 모임을 계속 못하면서 글방 식구들의 의견에 격한 공감을 표현 할 수 없는 안타까움, 그리고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차려져 있는 풍성한 뷔페식 나눔을 할 수 없는 허전함이 못내 아쉽네요. 로버트 베런 주교님의 <가톨리시즘>은 '보고 듣고 느끼는 가톨릭'이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가톨릭 신앙에 대한 꼼꼼한 길잡이 역할을 해줍니다.
무엇보다 성경에 대한 깊은 성찰, 시대 배경 설명과 함께 해주는 해석은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게 하였습니다. 가톨리시즘의 가장 큰 원칙은 '육화' 즉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음이고, 따라서 가톨릭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이지요. 이런 그리스도교의 핵심 교리를 믿으며 가톨릭 신자는 수많은 미사와 피정, 행사, 독서 등으로 가톨리시즘을 접해왔습니다. 즉, 매주 미사 시간만 보더라도 성가,독서,강론,봉헌, 성찬의 전례를 거행하였습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외웠던 사도신경(~거룩하고 공번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과 신부님의 니케아신경(~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믿나이다~)을 들으며 이것이 가톨릭의 정체성이며 가톨리시즘이란 것을 자주 망각하였습니다.이 책을 읽으며 어설펐더라도 그동안 스며들었던 가톨릭 신앙심에 자부심이 느껴져 갔습니다. 중세에 암흑기가 있었다지만 2천년을 넘게 주류로 전통을 이어오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며 장엄하고 경건한 전례를 접하는 우리는 뿌리깊은 가톨리시즘에 감사를 느껴야겠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성경을 보면 '하느님은 징벌적 하느님이신가' 싶을 정도로 벌하시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신약을 보면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라고 가르치시면서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말씀과 ,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이라는 역설적인 표현들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의 사회적 문화는 누군가 잘못을 하면 그 보다 더 심하게 응징하고 보복을 하니 그것을 막기위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가르치셨던 것입니다. 즉 내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고 화해를 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적어도 받은 만큼만 갚아주라는 말씀이신 것입니다.
또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라고 하신 말씀은 슬프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다'라는 그리스어는 '운이 좋다'라는 뜻도 있어서, 즉 '즐거운 느낌들에 중독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운이 좋다'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오른뺨을 때리면 다른 뺨도 내밀라는 것, 성전을 뒤엎으신 것, 부모를 버리고 따르라,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다" 등등,
문자 그대로만 읽고 있던 내게 성경의 숨은 진리를 깨우칠 수 있는 혜안을 선물해 주었습니다<코스모스>를 읽고 나서 과학과 종교에 관하여 생각해 보기도 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천주교 정체성을 상기하고 새롭게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천주교 신앙생활을 하면서 흔들리지 않도록 예비자 때와 그동안 신앙생활을 되짚어 보며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