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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침묵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4. 10. 09:52
4월 10일, 금요일
어떤 사람이 입을 다물어 버린다는 것, 무슨 의미일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말하기를 거부하게 했을까?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괴롭히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수동적으로 못살게 하고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약한 자의 보복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상대방과 힘대결을 하면서 상대방을 이기고자 하는 싸움일 수도 있고요. 기분 나쁘고 답답하고 무시 당한 느낌일 것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응답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그 사람을 반항적인 침묵으로 일관되게 한 것은 무엇일까? 그의 마음속 아래에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질문한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깊이 상처 받은 기억과 체험이 있지 않을까요? 상대방을 믿을 수 없고, 상대방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사람이 자기를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당한 사람은 터무니없는 환상이라 하겠지만, 그 사람에게는 생생하게 살았는 현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껍질속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담을 쌓고 그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것을 차단하고 자기 속으로만 파고드는 상태일 것입니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이런 불신과 두려움과 깊은 상처의 쓰라림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엾은 상태이고, 보살펴야 하는 사람입니다. 얼음속에 갇혀있는 사람이어서 풀어주어야 할 사람입니다. 자유로움에로 인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거창하게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리고 해도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