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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4. 6. 21:04
4월 6일, 월요일
점심을 먹고 좀 쉬었다, 달리기를 하러 나갔습니다. 밖이 환했습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숲도 환했습니다. 낮에 환한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유난히 환했습니다. 산벚꽃 때문이었습니다. 소나무 사이사이에 있는 하얀 벚꽃이 환한 낮을 더 환하고 하얗게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달리기 전에 벚나무 아래 잠시 서 있었습니다. 벌들이 붕붕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벌들의 날개짓으로 하늘에 있던 꽃향기가 땅으로 내려와 향긋했습니다.
빨리 걷는 사람이 따라 올 정도로 천천히 달렸습니다. 공기가 조금 차가웠지만 머리를 맑게 해 주었습니다. 길 옆에 있는 작고 노란꽃들이 귀여웠습니다. 예쁘다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작은 꽃들이었습니다. 추운 겨울일수록 더 파래지는 소나무와 나뭇잎이 전혀 달려있지 않는 갈참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연두색 잎파리로 눈이 상큼했습니다. 풀과 꽃들과 나무가 봄맞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봄으로 가꾸어가기 위해 저마다 무엇인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산길과 숲길을 달릴 수 있는 큰 복을 누리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감사하다는 말 외에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었겠습니까?
아름다움은 보편적입니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것으로 다가갑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감동을 주고 우리의 정신을 말게 하고 위로 들어올립니다. 미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입니다. 물론 그것을 자기 나름으로 표현하면서 어떤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하는 아름다움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삶을 값지게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산벚꽃과 길가의 작은 꽃들이 봄을 더 화사하고 밝게 해 줍니다. 이런 봄을 더 밝고 아름답게 하고 있는가, 자신에게 질문하며 천천히 달렸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즐기고 감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훌륭한 봄맞이려니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