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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테로토피아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3. 24. 11:30
3월 24일, 화요일
'유토피아'는 상상할 수는 있지만 현실 세계에 존재할 수 없는 도시을 말합니다.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에 대한 꿈이 무너져 비극적 종말로 끝을 맺는 곳입니다.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모두 폐쇄된 곳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자기와 다른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곳을 폐쇄공동체라 하고요. 동질적인 것으로만 구성된 공동체의 강점이 있습니다. 안정적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결집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자체에서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헤테로토피아라는 말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공간과 전혀 다른 곳이며, 자기 이외의 공간에 맞선 곳을 말합니다. 폐쇄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유토피아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곳이며, 절망적인 상태에 있는 디스토피아를 정화하고 살려낼 수 있는 곳을 말합니다. 지리적이고 현실공간이라는 측면에서 헤테로피아의 예를 들면 종교와 관련된 곳입니다. 그곳을 절이라고 부르든 예배당이라 부르든 성당 혹은 성전이라 부르든. 이곳에서는 서로 극을 이루는 것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현실과 현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정화시키고 순화시키고 조화를 이루게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덕분인지 종교의 역할과 신앙인의 신분과 종교와 사회와의 관계에 대해서 심각하게 질문하고 그에 대해 답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나타나기 전의 우리의 삶과 그 후 우리의 삶은 아주 달라지게 될 거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변화돠고 달라진 삶으로 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걸어가야 하고 열어가야 할 길에서 종교인으로서 성찰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든다면, 종교와 종교인과 신앙인들이 사회에서 헤테로토피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그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전례를 드리고 있는 그곳이 사회의 사회에서 헤테로토피아와 같은 곳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헤테로토피아라는 말은 미셸 푸코가 쓴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미셸 푸코가 많이 사용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푸코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고, 헤테로토피아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한 정의만 가지고 생각한 것이어서, 생각이 엉성할 수 있지만,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