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인 언어와 이미지

2월 9일, 일요일

감옥의 사고방식이란 극히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뭔가 풀어내야 해요. 감옥 속 사고는 한마디로 굉장히 이론적인 사고입니다. 정보는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논리적인 사고로 풀어나가야 했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정보 접근이 쉽고 빠른 환경속에서는 오히려 감옥에서 가졌던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전 어쩌다 생각을 하다 멈춰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다가 이러너 생각으로 건너왔지'하고 되짚는 놀이를 좋아했어요. 소위 생각의 징검다리를 거꾸로 건너가는 놀이였죠. 감옥에서는 논리적인 생각 과정을 밟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바깥에서는 그게 안 됩니다. 두 단계쯤 역추적하다가 잊어버립니다. 논리적인 사고를 안하고 이미지 사고를 해서 그렇습니다. 텔레비젼, 영화의 사고는 논리가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이런 사고는 한 개인, 한 사회의 사상적 구조를 와해시킬 수 있습니다. 복잡하거나 어려운 사고를 회피하는 현상, 문자, 개념 사고에 서툰 환경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손잡고 더불어』, 신영복, 돌베게, 2017, 224)

   ☞ 삶에서 이미지 언어가 많을 때 삶의 바탕이 빈약해 지고 쉽게 혼란에 빠지게 되며, 논리적 언어가 많을 때는 딱딱하고 삭막한 삶으로 됩니다. 이미지를 해석하는 것은 논리적인 힘이며, 논리를 이미지로 처리해 주면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그래서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이미지 언어와 논릴적인 언어를 조화롭게 써야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논리적인 언어를 발달시키는 것이며, 책을 읽는 동안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이미지 언어과 익숙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라고 하는 이유는 책을 읽으면서 이 두 가지 언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