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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힘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2. 4. 11:41
2월 4일, 화요일
뒤집혀 지는 때와 뒤집어 지는 때가 있습니다.
바다가 태풍에 의해 뒤집혀 지고 태풍이 바다를 뒤집습니다.
장마비에 시궁창이 뒤집혀 지고 흙탕물이 시궁창을 뒤집어 놓습니다.
주변 사람의 말 한마디에 의해 속이 뒤집혀 지고
다른 사람이 화살박힌 말이 자기의 삶을 뿌리채 흔듭니다.
성경에서는 뒤집어지고 뒤집혀지는 원인을 '더러운 영'이라고 합니다.
더러운 영은 일차적으로 우리 감각을 통해 들어옵니다.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자기가 속해 있었던 공동체와
자기가 맺고 있었던 관계를 통해 넘겨받은 것도 있습니다.
'더러운 영'이 막강한 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뿌리를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성경에서는 '군대'라는 표현을 합니다.
뒤집힘을 겪는 순간은
군대처럼 막강한 힘과 사투를 벌이는 시간입니다.
더 살고 싶다는 삶의 의지도 아니고,
살아서 이것저것을 해 보겠다는 의욕도 아닙니다.
그냥 그 시간을 견디는 것입니다.
고통을 견디다 못해 돌로 자기 몸을 치기도 합니다.
이런 깊고깊은 죽음과 같은 시간을 지낸 뒤에야 알게 됩니다.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낸 뒤에 제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뒤집힘이 필요했다고.
그것을 통해 속에 있는 더러운 영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자기에게 일어났던 뒤집힘과 자기가 겪었던 시간에 대해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은 그 다음의 일입니다.
이것을 증언이라고 합니다.
증언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일어났고
자기가 체험한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며 믿음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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