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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설립일생활글/생활 속에서 2019. 11. 22. 21:51
11월 22일, 금요일
내년이면 수도회 설립 300년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수도회가 시작한 날이 구체적으로 언제냐고 물으셨습니다. 수도회 설립 300주년이라고만 했지, 구체적인 설립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고 설립일까지 말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즉시 대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년을 수도회 설립 300주년이라고 하는 이유는 설립자께서 스물여섯 되던 해인 1720년 11월에 40일 피정한 일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40일의 어떤 날을 기점으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피정 시작 날인 11월 23일을 원년으로 해야 하는가, 아니면 알렉산드리아의 가티나라 주교님으로부터 피정 허락을 받고 참회의 옷을 받은 11월 22일을 원년으로 하는가, 아니면 그 피정동안에 수도회 회칙을 쓰신 날을 원년으로 해야하는가, 이것도 아니라면 피정을 마친 1721년 1월 1일을 원년으로 해야 하느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721년 아님이 확실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1월 22일 같지만 근거는 있어야 할 것 같아 이러저러한 문서와 글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중에서 300주년 공식 소식지인 "유빌레움 JUBILAEUM"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 소식지에도 설립일에 대한 언급은 없고, 설립 300주년 개회식을 11월 22일 하는 것으로나와 있습니다.그래서 수도회 설립일을 1720년 11월 22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설립 300주년 희년을 지내면서 수도회에서 선택한 문구는 감사와 예언과 희망입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주님께서 주셨던 축복에 대해 감사드리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고난의 복음을 전파하면서 예언적인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예언이란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음을 깨닫고 하느님의 말씀이 미래에도 그대로 이루어질것임을 확신으 가지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언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긴밀한 관계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도 그러하셨듯이 앞으로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축복해 주시리라 믿으며 평화로이 살 수 있는 것이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질문을 받고 수도회의 역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고, 300주년을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직접 말씀하시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통해 말씀하신다는 것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수도회 설립일에 하느님께서 주신 축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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