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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처럼 됨생활글/생활 속에서 2019. 4. 9. 10:02
4월 9일, 화요일
피카소가 노인이 되었을 때 "열세살 때 나는 거장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처럼 그리는 데 평생이 걸렸다.",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나이들어 가면서 어떻게 예술가로 남느냐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린 아이로 남아있기도 힘들지만, 어린 아이 그대로 남아있어서도 안된다. 어른 되기도 힘들지만 어른으로만 남아있어도 안된다. 어린 아이로만 남아있다면 유치한 사람일 뿐이고, 어른으로만 남아있다면 경직된 사람일 뿐이다. 어린 아이면서 어른이고, 어른이면서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으로 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은 어둠과 죽음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살아있는 사람으로 죽고, 죽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생명의 원천이신 분과 함께 가능한 일이다.
어린 아이가 그린 거장의 그림, 어른이 그린 어린아이의 그림. 시간 간격이 있지만, 한 사람이 그린 그림이다. 두 그림 모두가 뛰어난 것이지만, 어른이 어린아이처럼 그린 그림의 깊이가 더 깊을 것이다. 나이든 사람이 그린 그림에는 세월의 흐름안에서 녹아들어간 것이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의 그림이 순수하지만, 이 그림이 도저히 담아낼 수 없고 흉내낼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생애에 대해 외적인 사건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