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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생활글/생활 속에서 2019. 4. 9. 09:37
4월 9일, 화요일
바이올린 제작 마이스터 마틴 슐레스케는 자기 손에 연장을 잡고 바이올린을 제작하지만 연장이 자기 손을 이끌고 가는 것처럼 여겨지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연주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만, 바이올린의 자신의 내면에 있는 울림을 이끌어 내어 자신이 바이올린과 하나되는 때가 있다고도 한다. 자기가 어떤 대상에게 행위를 하지만 자기나 그 대상이 아닌 제3의 존재가 자신의 행위를 인도하고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일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도 비슷하다.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그것이 전혀 일처럼 여겨지지 않고 물이 고요하게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반면 요란한 파열음만 계속되고 관계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 그만두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우리의 삶을 보면서 "나를 보내신 분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지 않으신다."(요한 8, 29)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 놀랍기만 하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아버지와 하나되어 있고 아버지의 생각과 뜻을 온전히 알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아버지의 생각과 뜻을 이루어가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는 말씀이시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만족하지 않다거나 투덜거림같은 것이 전혀 없다. 자기 내부와 외부가 일체로 되어 움직이는 것처럼 여겨질 때 몰입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혼연일체라고 한다. 이처럼 애를 쓰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다른 어떤 행동이나 생각이 떠오르지 않은 '엑스터시'는 종교생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일뿐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도 비슷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