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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목요일 도시 한복판의 사람들이 멈춘다. 책들이 그들을 멈추게 한다. 책을 펴고 읽는다. 쉬는 시간이며 비우는 시간이다 비워진 그곳으로 다른 사람이 들어오고 다른 세상이 들어온다. 책읽을 때 사람들은 홀로다. 개인방 지하철 열람실 어디에서든 홀로 책을 읽는다. 저마다 홀로..
4월 27일, 금요일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요한 14, 1) 마음이 산란하고 흔들리면 영혼안에 계시는 주님 모습도 흔들려 보이지 않는다.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하기 위한 퇴계의 가르침 사악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좋은 일을 행한다. 마음을 속이지 않는다. 질투하지 ..
(사진: 양우철 유스티노) 거의 매일 바다를 볼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산이 고향이었던 사람에게 바다가 삶의 터전이고 놀이터이고 자신의 마음을 풀어놓는 곳이었던 사람들이 신기했다. 복된 시간이었고 파도소리와 바람소리가 보여 그곳에 가고 싶다.
4월 16일, 월요일 (사진: 양우철 유스티노) 누구를 위한 소복인가? 바람따라 흩어지는 꽃잎 사라져가는 화려한 봄날 기쁨만을 찾기에 슬픔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위해? 슬픔은 하느님 위로의 원천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마태 5, 4)
3월 15일, 목요일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땅속으로 숨을 줄 알고 어둠속에서 기다릴 줄 알고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봄비는 덤이다.
2월 22일, 목요일 도심의 휘황한 불빛과 함께 들어와 아파트 불이 하나둘 꺼지고 새벽이 되어 다시 불이 켜지고 하얀 달빛이 흐려질 때까지 잠 못 이루는 사람, 아침이 두렵고 눈뜨기가 두려운 사람이 기다리지 않아도 해가 뜨고 아침이 되고 봄이 온다.
1월 25일, 목요일 슬픔과 고통의 사슬을 끊고 사랑이라는 중력을 거부하고 편안함을 뿌리친다. 여름의 폭풍우를 뚫고 겨울의 찬바람에도 하늘을 향한다. 왜?
12월 1일, 금요일 그리움은 가지 끝에 돋아난 사월의 새순 그리움은 여름밤 가로수 흔들며 지나가는 바람 소리 그리움은 길가에 쭈그리고 앉은 우수의 나그네 흙 털고 일어나서 흐린 눈동자 구름 보며 터벅터벅 걸어가는 나그네 뒷모습 (<그리움>, 박경리) 뒷모습으로도 부족하여 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