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육체와 영혼이 긴밀히 일치될 때에 진정 그 자신이 됩니다. 이러한 일치가 이루어질 때에 에로스의 도전은 진정으로 극복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순전히 영적인 존재가 되기만을 갈망하고 육체를 단지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속하는 것으로 여겨 거부하려 한다면, 영혼과 육체 모두 그 존엄성을 잃어 버리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인간이 영혼을 거부하고 물질, 곧 육체를 유일한 실재로 여긴다면, 마찬가지로 인간은 인간의 위대함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 회칙, 5항)
*** 우리의 육체를 취하여 오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이 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육화의 신비를 사랑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그대가 이해할 수 있다면, 하느님이 아닙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자신을 낮춥니다. 우리와 똑같이 됩니다.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우리의 행복을 바랍니다. 그 행복을 방해하는 죄를 없애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합니다. 사랑의 지평을 넓혀 줍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대해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온전히 느낄 수 없습니다. 그 사랑이 너무 크고 넓고 높고 깊고 길기 때문입니다. 다만 인간의 사랑을 통해 유추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인간의 사랑으로 덧 씌워져 정화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