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런 짓들을 해 왔어도 잠잠히 있었더니 내가 너와 똑같은 줄로 여기는구나. (시 51, 21)
* 부당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침묵하는 것은 그 말이 옳기 때문에가 아니라 불화를 조장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오해를 해도 해명하려 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과 싸우기 싫어서 입니다. 그릇된 행동에도 눈감고 있는 것은 그가 스스로 깨닫는 날이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사회생활하면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것이고, 가족 사이에서 가정과 형제자매들의 평화를 위해 가끔 실천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잠잠히 지낸다고 하여 그 결과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내가 침묵하고 말로 응대하지 않음을 상대방은 자신이 옳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느님께서 언젠가 옳고 그름, 좋고 나쯤을 가려주시리라는 희망과 믿음이 없다면,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것이 약자의 변명처럼 들리고, 힘없는 사람이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