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년 봄, 스물일곱 살인 프랑스인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자신의 침실을 여행하고, 나중에 그것을 << 나의 침실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드 메스트르는 자신의 경험에 만족하여 1798년에는 두 번째 여행을 떠났다. 이번에는 밤에 여행을 하여, 멀리 창문턱까지 과감하게 나아갔다. 그 문학적 결과물은 <<나의 침실 야간 탐험>>이었다.(<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330)
* 메스트르의 작품은 심오하고 의미심장한 통찰로부터 출발했다.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행을 하는 심리란 무엇인가? 수용성이 그 제일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인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334)
*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의 감수성은 수많은 요소를 향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의 숫자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찾는 기능에 맞추어져 점차 줄어든다. 자신의 목표에 도움을 주는 정보만이 눈길을 끌 뿐, 그 외의 모든 것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338)
* 나는 드 메스트르를 좇아 습관화의 과정을 역전시켜, 내가 그동안 발견했던 용도에서 주위 환경을 분리시키려 했다. 전에 이곳(해머스미스)에 와 본 적이 없는 것처럼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그러자 서서히 여행의 보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340)
*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특정한 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며, 따라서 우리의 어떤 측면이 나타나는 것을 교묘하게 막을 수도 있다. ”나는 당신이 고가 횡단 도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인지 몰랐는데.“(341)
*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니체가 말한 것처럼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잘 관리함으로써 그것을 경작 가능한 땅으로 만들어 1년에 세 번 열매를 맺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운명의 솟구치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대와 나라가 만들어내는 혼란스러운 물줄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도 늘 그 위에 코르크처럼 까닥거리며 떠 있다. 이런 것을 관찰하다보며 우리는 결국 인류를 들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들어내는 다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