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은 죽음으로 시험받는다. 나는 죽음을 자유라고 생각한다. 죽음을 넘어 인간의 자유로 대면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다시 말해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따라 세상에는 매우 다른 죽음이 있다.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더 오래 기억될 뿐 아니라 그가 지닌 자유때문에 영원히 산다. 죽음을 피하는 일 이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비참한 사실이다. 죽음을 대면하는 사람은 이승과 내세의 삶에서 행복할 수 있고, 죽음을 대면하지 않는 사람은 이승과 내세에서 결코 행복할 수 없다. (<토마스 머튼의 시간>, 1958년 11월 25일)
☞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죽음인가? 아니면 죽기 전에 받아야 할 고통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영원한 생명인가? 아니면, 고통없는 삶과 고통없이 세상을 떠나는 것인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죽음의 세계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이 세상에 살면서 받고 있거나 받아야 할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지 않을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바람보다, 이 세상에 살면서 고통없이 사는 것을 더 바라고 있지 않을까? 결국 삶과 고통이다. 관념적인 고통이 아니라 매일 살면서 겪고 있고 대면해야 하는 현실적인 고통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또 어디에 있을까?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른다. 자기 목숨을 보존하려 하지 않고, 예수님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친다. 그러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길이 열릴 것인가?
Se qualcuno vuol venire dietro a me se stesso, prenda la sua corce e mi segua. Perché chi vorrà salvare la propria vita, la perderà; ma che pederà la propria vita causa mia, la troverà. (Mt 16,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