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할 수 있는 한 역사와 경제에서 다루로 있는 문제를 공부할 의무가 있다. 이 의무는 나의 관상적 성소와 충돌하지 않는다. 이 수도원에서 우리는 실제적이고 궁극적인 사회적 의무에서 조직적으로 벗어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이 그리스도의 삶에 근본 원리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토마스 머튼의 시간>, 1957년 12월 29일)
* 나는 글쓰는 사람이다. 비록 의도적으로 많은 글을 쓰지 않으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과 사람들을 위해 공부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현실적인 내 고독의 일부다. (1958년 8월 14일)
* 현대 물리학에 대해 알아야 한다. 수도자라고 해서 뉴턴과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와 그 세계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성 토마스 아퀴나스나 단테가 사유하던 것과 매우 다르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 과학적 성과로 우주의 초자연적 현상이 밝혀진 지금 여전히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의 질서가 펼쳐진다는 사고는 부질없다. 비록 현대 물리학이 수도자의 영성을 단순하게 하고 균형 잡히게 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다 해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미 규정된 단순하고 안정적인 틀 속으로 도피할 수는 없다. 수도자로 살지만 나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1957년 11월 2일)
☞ 세상의 한 구성원으로서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자기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이 세상에서 당신의 나라가 이루어져 가기를 바라고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바라시는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일이든. 일의 크고 작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위치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위치에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아무도 보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보잘 것 없는 일을 하는 사람또한 그 일을 하면서 하느님을 만나게 되고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 공동체에 살면서 외적으로 화려하게 드러나는 것돠 자기가 뭔가 이루려 하는 내적 요구에 말려들지 않게 깨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직시하고 잘 듣고 있어야 한다. 세상의 변화와 발전된 학문에 대해서도 전문가 수준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어떤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