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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골 성당에서생활글/생활 속에서 2023. 6. 13. 21:39
아주 오랫만에 본당에 들렀다. 1주일 머물렀던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모산골 성당이다.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성당이어서 더 좋았다. 누구에게 인사해야 한다는 부담없이,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를 정면에서 보고,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교우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좋다. 저마다 마음속에 간절한 염원쯤 하나 갖고 있으리라.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기도가 절로 되는 듯했다. 혼자가 아니라 신앙으로 굳게 결속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든든하다는 느낌.
언제든 가서 하느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곳. '그냥' 앉아 있어도 되는 곳. 혼자있음이 전혀 이상하지 않고, 혼자머뭄을 권장하는 곳. 새로운 곳이어서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새집으로 이사갔을 때처럼 상큼한 기분이다. 시내 군데군데 찾아갈 수 있는 성당이 있다는 것, 얼마나 복된 일인가.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