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생활속에서 본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가. 정신적으로 따르고 동화되고 싶었던 사람이있었던가. 그가 한 말에 공감하고 그가 쓴 글에 심취해서 온전히 빠져들었던 사람이 있었던가. 이런 사람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자기에게 그렇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그렇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삶이 풍요롭게 되고 정신세계가 깊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내 삶에서 예수라는 사람이 이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했던 것은 당연한 말이다. 그렇지만, 반드시 예수님을 찾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진실을 추구했던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요새 아니 에르노에 관한 책을 많이 보고 있다. 그의 삶이 여정이나 그가 쓴 책들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충실하고 성실하게 진실되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응답하려 했던 그의 태도에 마음이 끌렸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갖고 시간을 쏟아 그가 쓴 책을 읽었던 신학자나 영성가가 있었나 되돌아 본다. 그런 사람없이 지금까지 지냈다. 스승없이 지냈기 때문에 발전에 더딜 수 밖에 없었다. 스승 예수라는 한 사람으로 족하다고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찾고 있는 것을 예수께 대한 신뢰와 열정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 사람과의 만남이 나를 큰 사람을 만들어 나가는 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