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의 공백 기간에 우연히 <아포스트로프>에 출연해서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해 말할 기회가 생겼다. 그것 때문에 내 책의 집필이 더 지연되겠지만 그 제의를 금방 받아들였다. 그것은 내게 '의무'이고, 일종의 추모이며, 갚아야 할 빚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없었다면, 나의 젊은 시절, 내가 교육받기 시작해서부터 서른 살이 되기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그녀의 이미지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은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1986년 어머니가 세상을 뜨고 1주일 후에 그녀가 죽었다는 사실 또한 내가 이런 감정을 가지는 또다른 이유일 것이다. 어떤 좋은 생각, 문학이라는 행위에 대한 견해를 전달하고 싶은 열망과 두려움이 생긴다. (<탐닉>, 아니 에르노, 325)
☞ 지금의 자기로 되는 과정에서 자기가 빚을 진 사람이 누구인지 또렷하게 알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서 그 사람이 영향이 지대했다는 것이다. 그 사람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는 말이다. 이 마음의 짐은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대변해 준 다음에야 조금 가벼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