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 있었더라?" "너희 어미를 여기다 묻는구나." "이 몸이야 아무데나 묻어라. 그 일로 너희가 조금도 걱정하지 말거라. 오직 한 가지 부탁이니 너희가 어디 있든지 주님의 제단에서 나를 기억해다오." "하느님께서 멀리 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세상 종말에 그분이 어디에서 나를 부활시켜야 할지 모르실까 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그렇게 병석에 누운 지 아흐레 되던 날, 그이의 나이 쉰여섯, 제 나이 서른셋 되던 해에 그 독실하고 경건한 영혼이 육신에서 놓여났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9권 11장)
☞ <고백록> 제9권은 어머니 모니카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끝부분은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일화와 세상에 계시지 않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기신 지 11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육신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내가 어디에 있든 항상 나와 함께 있다는 의식속에서 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돌아가신 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억할 때 아름다운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분의 삶과 그분과 함께 했던 시간을 미화시키는 경향이 많다는 말이다.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입에 나쁜 사람으로만 오르내리고 있는 사람을 볼 때 돌아가신 분이 불쌍하게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