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의 길 기도기도.영성/다네이 기도학교 2022. 6. 21. 21:30
할일 없이 빈둥거려도 하루가 빨리 갑니다. 오전에 무엇을 했는지 잘 기억나지가 않습니다. 오후에는 이곳에 오신 피정자 세 분과 함께 십가가의 길 기도를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조금 여유가 있으니,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이곳 야외에 있는 십가가의 길 기도가 참 좋습니다. 묵상을 도와주는 멋진 돌조각 14처가 있습니다. 나무와 풀과 새소리와 바람소리와 함께 숲속에서 할 수 있습니다. 군데군데 벤취가 있어 쉴 수 있고, 자기가 더 묵상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앉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십자가길 기도를 위한 길에 야자 메트가 깔려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아니라면 맨발로 걸어도 됩니다. 신발을 신고 걸을 때와 아주 다른 촉감입니다. 대지와 밀착되어 있다는 느낌, 자연과 좀더 가까이 있다는 느낌입니다.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입니다. 오늘 십자가의길 기도를 할 때는 몇일 전에 만든 기도문을 사용했습니다. 급하게 만들었고, 그 후에 수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류가 많았습니다. 기도문을 다듬어야 할 때가 온다면 그때 하려고 합니다.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해도, 아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십자가의 길 기도 14처 사진을 찍었습니다. 돌아가신 예수님의 얼굴과 성부의 모습을 형상화 시켜놓은 분의 얼굴에 빛이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 해가 가장 긴 시간이고 가장 북쪽까지 올라오는 때여서 얻을 수 있었던 빛의 각도였습니다. 백프로 마음에 드는 것은 방향과 각도는 아니었고, 구름이 있어 햇빛도 강렬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마음에 드는 빛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태양을 움직일 수 없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사진이 빛이 예술이고, 시간 예술이라는 것을 조금 체험했습니다.
'기도.영성 > 다네이 기도학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깨어있음 (1) 2022.09.20 기도의 수동성 (0) 2022.09.18 십자가의 길 기도 III (0) 2022.06.16 선종의 은혜를 구하는 기도 (0) 2022.06.15 십자가의 길 기도 II (0) 202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