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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는 제 중심에 따라서 제 자리로 기웁니다. 중심이란 꼭 밑으로만 아니고 제 자리로 기웁니다. 제 중심을 향해 움직이면서 제 자리를 찾습니다. 그런 질서가 덜한 곳에는 불안하고 질서가 잡히면 평온합니다. 제 중심은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어디로 이끌리든 그리고 제가 끌려갑니다. 당신 선물로는 저희가 불타오르고 위로 이끌려 갑니다. 타오르면서 갑니다. (<고백록> 13권 9장 10절)
☞ 모든 물체는 지구 중심을 향하고 있습니다. 높이 뛰기 선수가 하늘 높이 뛰어 올랐다가 다시 지구 중심을 향해 떨어집니다. 비행기가 땅을 벗어날 때 아주 큰 힘을 필요료 합니다. 미사일을 발사할 때 나오는 거대한 불길은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모두 지구 중심을 벗어나 하늘을 날기 위한 운동입니다. 지구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청난 힘이 필요합니다.
사람의 중심은 자기입니다. 자기 생각이고 계획이고 욕망이며, 자기 혈육이고 자기 가족이며 자기와 관련된 사람입니다. 모든 것이 자기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이 자기 중심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처럼 보여지기도 합니다. 높이뛰기 선수처럼 뛰어오르지만 다시 떨어질 뿐입니다. 이 자기 중심성에서 방향을 바꾸는 것을 회심이라고 합니다. 회심이란 지적인 동의만도 아니고, 정서적인 공감만도 아니고 의지적인 것만도 아닙니다. 자기 존재 모두를 아우르는 전인적인 행위입니다. 사람인 나에게 왜, 이런 회심이 요구되는가? 아우구스티누스는 여러가지 이유를 찾으려 하지 않고 간단하게 말합니다. "당신을 향해 저희를 만드셨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이제 자기 삶의 중심은 자기가 아니라 하느님으로 됩니다. 이 하느님에 의해 끌려가고 움직일 때 참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