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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한 인간말 씀/생명의 말씀 2021. 10. 22. 09:32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로마 7,24-25)
나는 비참한 인간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왜 비참한 인간이라고 했는가. 분열된 자신의 모습 때문이다. 자기 마음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열된 사람은 촛점이 없다. 방향 감각도 없다. 어디가 동쪽이고 서쪽인지 알지 못한다. 바오로 사도의 탄식과 한탄이 우리 자신의 것이 될 때가 있다. 그 어디에서도 빛을 볼 수 없고, 위로와 격려와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없을 때이다.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그곳으로부터 나올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없다.
신앙한다는 것, 그리고 기도한다는 것. 이런 오욕칠정을 몸속에 품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면서 그 혼란이 잠잠해지고, 그 혼란으로부터 어떤 소리를 들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 혼란이 그냥 나를 괴롭히는 힘이 아니라, 나를 하느님께로 날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알아 차릴 때까지 견디어 내는 것이다. 우리 정신을 혼란케 하고, 마음을 헷갈리게 하고, 몸을 아프게 하는 것. 이것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힘을 체험하고 있는 때이다. 그리고 그 낯선 힘이 나를 하느님에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그 한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고, 그분을 통해서 그분과 함께 하느님께로 나간다는 것을 알고 믿는 것이 신앙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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