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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다말 씀/생명의 말씀 2021. 8. 27. 21:25
"울다. 눈물을 흘리다." 슬프다, 힘들다, 괴롭다, 억울하다, 가슴이 벅차다, 깊이 통회한다 등과 같은 말과 함께 그리고 눈물과 함께 살펴야 할 말입니다.
화가나서 아이를 꾸짖고 있는데 아이가 웁니다. 우는 아이를 보며 더 화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화가 꺾입니다. 운동경기에서 승리한 사람이 웁니다. 그 선수의 기쁨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경기에 진 선수들도 눈물을 흘립니다. 그들의 억울하고 안타깝고 속상한 것이 그대로 전해지면서 눈물이 흐릅니다. 소리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눈물이 귓가를 지나 목으로 흘러내립니다. 깊은밤 누워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입니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슬픔때문입니다. 너무 아플 때 눈물이 흐릅니다. 그 사람이 아픔과 고통을 나누어 갖지 못하지만 그와 똑같이 고통스럽습니다. 눈물을 드러낼 수 없는 때가 있습니다. 감추어진 슬픔이고 감추어진 고통입니다. 눈물을 흘리면 안되는 때가 있습니다. 슬픔에 흔들리면 안되는 때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약하게 보이면 안될 때입니다. 자기에게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안심하도록 하기 위해 무진애를 쓰고 있는 시간입니다.
눈물은 단순한 '안습'(안구에 습기가 참)이 아닙니다. 눈물에는 사람의 감정이 그대로 실려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눈물은 세계 공통의 언어입니다. 가장 원초적인 소통수단이고, 이것이 막혀 있을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자기자신으로부터 소외됩니다. 자기자신과 하나되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눈물을 흘릴 수 없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쁨과 슬픔에 공감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자기자신과 그 사람 사이에 벽이 있다는 말입니다. 자기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 가고, 다른 사람과 하나되고, 다른 사람을 살려내기 위한 것으로 눈물을 흘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있을까요? "마리아도 울고 또 그와 함께 온 유다인들도 우는 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북받치고 산란해지셨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셨다."(요한 11,33-35)
(↑<사진말>중에서) '말 씀 > 생명의 말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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