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하느님의 사람, 하느님께 사로잡힌 사람의 운명 ‘아니다’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길들여 져 있었고, 당연하게 여겨져 온 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하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을 전해 주어야 할 누군가가 필요하시고, 그것을 위해 당신의 마음대로 사람을 선택하신다. 예언자는 왜 자기가 그런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사로잡힌 포로와 같은 처지이며 주인의 종과 같은 처지로 되는 것이다.
이들이 말해야 하는 것의 핵심은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이며, 하느님의 길에서 벗어났음을 깨닫고 그분의 길로 다시 들어서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하느님과 등을 지게 되었던가? 자기가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의식,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로 못 할 것이 없다는 교만, 자기 내면에 있는 공격성으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 자기 삶과 인간의 역사안에 하느님께서 들어오시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는 마음 등이다. 예언자들은 하느님께 사로잡힌 그 순간부터 하느님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 자기가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붙잡고 있는 하느님의 종으로써 사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것을 새롭게 보게 하는 것이다. 안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관습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아야 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통찰력을 갖는 것이고 직관적으로 보는 것이라는 말이다. 보고 듣는 것을 처음 보고 듣듯이 한다는 말이며, 달리 표현하면 어린 아이처럼 보고 듣는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