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을 아는 사람생활글/생활 속에서 2020. 11. 12. 22:23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아픈 사람들에 관한 소식을 자주 듣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아이들의 친구들은 아픈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납니다. 나이가 비슷하고, 얼굴이 비슷하고, 옷차림이 비슷하고, 생각이 비슷하고, 월급이 비슷하고, 직종이 비슷하고, 옷차림이 비슷하고, 먹는 것이 비슷하고, 이것도 비슷하고 저것도 비슷하고 등. 쉽게 말해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입니다.
아픈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은 아픈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는 나이에 들었다는 말입니다. 아픈 것이 무섭고 두려우며, 아플 것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내가 아픈 것도 그렇고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프고 고통받을까 봐 무섭고 두렵습니다. 지레 겁먹고 있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매맞는 것보다 매 맞기 전의 상태가 더 무섭고 두려운 것처럼.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종을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사람'(이사 53, 3)이라고 합니다. 고통에 대해 안다는 것은 고통을 겪는다는 말입니다. 고통이 얼마나 우리의 몸과 마음을 황폐케 하고 갈갈이 찢어 놓는지 체험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길고긴 어두운 밤이고 터널이며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깊은 수렁에로 빠지는 것인지 안다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와 탄식과 한탄과 소리없는 울부짖음으로 온 몸이 짓눌리고 있는 것인지, 제 몸이 아픈 것인지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고난'회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사람인데, 고통이 두렵고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