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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구멍교육자료/산과들과내 2020. 7. 27. 15:50
낙엽활엽수인 단풍나무나 참나무류의 나무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앞면과 뒷면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나무의 앞면은 뒷면과 달리 따가운 햇볕에 적응되어 있다. 그리고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고 내부의 수분이 지나치게 증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면에는 대부분 왁스칠이 되어있다. 왁스 층이 있는 나뭇잎의 앞면을 돋보기나 루페로 관찰해보면 그곳에서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기공을 발견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와 산소 그리고 수증기가 이동할 수 있는 기공은 나뭇잎의 뒷면에 있는 것이다. 나뭇잎의 기공은 동물의 촉수처럼 매우 정교하게 움직인다. 기공은 뿌리에서 물과 양분이 운반되면 열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닫혀있다. 대기 중에 수분이 너무 많거나 지나치게 무더운 여름날에도 기공은 문을 꽁꽁 걸어 잠근다. 나뭇잎이 힘없이 오그라든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기공이 활동하지 않을 때의 모습이다. (<나는 매일 숲으로 출근한다>, 남효창, 청림출판, 2004, 91)
☞ 기공은 숨구멍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숨구멍이 열려있을 때는 나뭇잎이 확장되어 뻣뻣하게 됩니다. 숨구멍이 막혔을 때에는 잎이 수축되어 잎이 쳐질 것입니다. 나무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이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람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때, 그 사람에게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사람도 생물체이기 때문에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그들의 기를 꺾고 맙니다."(골로 3, 21)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자녀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자녀들이 마음대로 숨을 쉴 수 있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아이들에게 대한 과도한 기대는 아이들로 하여금 숨을 쉴 수 없게 합니다. 아이들의 고유함을 무시한 어른들의 일방적인 요구도 아이들의 숨구멍을 막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시든 나뭇잎처럼 어깨가 쳐지고 고개가 꺾입니다. 활기가 없어지고 생기가 없어져 그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숨을 쉬게 하는 것은 어찌 아이들에게만 해당되겠습니까? 어른들에게 그대로 적용됩니다. 나와 더불어 살고 있는 사람이 기가 꺾여 활기가 없을 때 그 사람이 편하게 숨을 쉬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의 숨통을 터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자기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때 사람은 기가 꺾이고 활기가 없어집니다. 다른 사람의 숨통을 터주는 것은 무엇보다 먼저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고 공감하는 것입니다. 진심 어린 공감과 주의 깊은 경청은 다른 사람의 기를 살려내는 약 중의 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