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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언어교육자료/산과들과내 2020. 7. 16. 15:23
흔히 언어는 인간만 지닌 표현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말을 할 줄 아는 생명체는 우리 인간뿐이다. 그렇다면 나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를까? 혹시 나무에게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있다면 과연 어떤 능력일까? 나무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알린다. 바로 향기다. 사실 향기는 우리 인간에게도 그리 낯선 방식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하러 사람들이 악취 제거제와 향수 제품을 쓰겠는가? 학자들은 인간의 땀에 함유된 페로몬이 어떤 파트너를 고를지, 누구랑 같이 후손을 만들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에게는 비밀의 향기 언어가 있다. 나무들 역시 그렇다. 아프리카 기린은 우산 아카시아를 먹는다. 기린에게 잎을 뜯긴 아카시아는 즉시 유독물질을 잎으로 발송한다. 주변에 있는 나무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이것을 알고 있는 기린은 주변에 있는 아카시아에게 가지 않고 그로부터 꽤 떨어져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게로 가서 잎을 뜯어먹는다. 나무는 수많은 곤충을 인식한다. 곤충마다 침이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 곤충의 종류를 구별한다. 그런 다음 유혹 물질을 뿜어내서 그 곤충을 잡아먹는 천적을 끌어들인다... 이런 식의 자기 방어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나무들은 서로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뿌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나무의 뿌리는 아주 멀리까지 뻗어 있다. 수관 너비의 두 배까지 뻗어 간다고 한다. 지하에선 서로의 뿌리가 겹치게 되고, 그렇게 뒤엉켜 자라면서 상호 협력을 하는 것이다. 뿌리는 모든 개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또 날씨와 관계없이 제 기능을 발휘한다. 비록 1초당 1센티미터밖에 못 가지만 나무는 뿌리까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전기 신호도 사용한다. (<나무 수업>,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