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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수요일
화요 다네이 별 이야기 나눔합니다. 얼굴 마주 보고 말하는 편함이 없지만 그래도 간신 간신 숙제를 해 나가고 있는 저희들이 대견스럽습니다.
미국동부에 사는 친척 집에 머물 기회가 있었다. 그 곳 사람들은 집집마다 정원 한편에 편히 누워 하늘의 별을 감상하는 푹신한 자리가 있었다. 식구들이 밤이 깊어지면 쏟아지는 별빛아래 함께 누워 이야기꽃을 피우며 여름나기를 했다. 미국 하늘에서 본 무수한 별의 기억은 실로 경이로움 그자체였다. 나의 언어로 그 신비함을 표현하지 못한다. "태양의 궤도도 안 보이는데 은하의궤도, 더구나 우주의 궤도가 인간의 눈에 보이겠는가 ? 우리가 바라보는 대우주의 연령도 혼돈한 가운데서 그것을 지어내신 당신외에는 한사람도 이를 알 자 없다." 는 함석헌 옹의 글이 떠올랐다. 그 여름의 별보기는 당신을 조금더 알아가는 과정이었나 봅니다.
별에 대하여 글을 쓰려고 애썼지만 생각이 나지 않고 동방박사 만 생각이 났다. 할 수 없이 지나간 Newton잡지를 뒤적이다 새로 안 지식을 전합니다. 북두칠성 같은 항성은 천구 상에서 계속 같은 위치에 있는것이 아니라 각각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고 합니다. 3월의 천문현상을 한번 들여다 봅니다. 1일: 금성,화성,달의 접근 월령2,8의 가느다란 달이 새벽의 샛별인 금성과 화성에 접근해 저녁 무렵 서쪽 지평선 위에서 천체쇼가 펼쳐진다. 23일: 금성의 내합. 금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는 내합을 맞이한다. 이날이후 금성은 새벽의 샛별이 된다. 30일: 수성,화성,달의 접근. 월령2.3의 가느다란 달이 최대 이각을 맞이하는 수성 그리고 화성과 늘어서 저녁무렵 서쪽의 지평선 위에서 천체쇼가 펼쳐진다.
스티브 호킹을 추모합니다. 우주로 별이 되어 들어 갔어요. 스티브 호킹은 이미 살아서 몸은 감옥같은 루게릭병에 묶여 있었지만 마음만은 우주를 날아 다니고 보고 느끼는..너머의 존재를 알려 주었다. 세상의 존재이면서 우주 안으로 들어가 마음은 우주를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별이 되어 우주로 떠났다. 몸을 떠난 영혼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이제야 그는 영원속에서 자유를 찾았다. 우주를 선망하고 알아 내려는 호기심이
그에게 자신을 열어 주었지만 다 알려주지는 않았다. 이제는 이 땅에서 의문나던 것들이 다 풀렸겠다.어릴때 별 꿈을 자주 꾸었다, 꿈에 별은 노란빛 이었다. 그 노란빛은 방 벽에 걸린 아빠 바지 안쪽까지 따라왔다. 별은 내가 사는 집과 나를 천천히 원을 그리며 허공을 돌았다. 나이든 지금은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글쓰기 덕분에 별이 스치는 밤 시인의 구절처럼 스쳐온 어린 순수한 나를 만나 보았다. 별을 보며 예수님을 찾아간 동방박사의 별처럼 의미를 찾아 생각해 보았지만 연결은 잘 안된다. 생각의 연결이 안 되니 글마무리도 어렵다. 이 글 시작에 나타난 아버지 바지통 속에서 별을 본 아이가 자라 노인이 되어 세상 떠날때 별빛을 따라 바지 입고 계신 아버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최종 목적지인 하늘나라를 상상한다.
별 볼 일이 없던 내가 책과 시 속에서 별을 찾았다. ‘고백록’ 읽다 흘린 눈물에서 별을 보았다. ‘신이 없는 세상’에서 ‘이방인’이 ‘천국의 열쇠’를 쥐었다. 하늘의 문을 열 수 있게 되어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서 별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언덕 위의 수도원‘에서 ’바이올린과 함께 순례자‘ 되어 ’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별을 보게 되었다. ’가톨릭시즘‘으로 ’철학의 위안’을 받고 ‘그리스도 이야기‘를 읽고 ‘슬픔이 주는 기쁨’을 알았다.
온 마음을 열어 품고 싶은 별’이 하나 생겼다. ‘온 마음을 불살라 사랑하고픈 별’이 하나 생겼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 ‘별과 별 사이 새 하늘 키우는 별 하나 있다면 이 세상 마치, 복사꽃 수줍은 무릉도원 별천지 되겠네‘. ‘하늘에 별이 보이니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별과 별, 사람과 사람 사이 길이 하나라면 꽃잎 속 꽃잎, 겹겹 열어 놓고 그대 나 빛 맑은 바람으로 마주 설 수 있겠네‘. ‘어둠이 게워 낸 칠흑을 닦아내는 반짝이는 별 같은 사람 어디쯤 떠 있을까’. ‘언제나 당신 따르는 별 하나 있는 줄 생각해 내시어 가끔가끔 하늘 쳐다 보시어요 거기 나는 까만 하늘에 그냥 깜박거릴게요‘.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시인들은 모두 별이었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별 내부의 핵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 밤 별이 저렇게 빛나는 이유는’이라는 시에서 안도현 시인은 '사랑이여 내가 오래 오래 그대를 바라보고 있다고 그래서 오늘 밤도 빛나고 있다고, 또 그대와 내가 어느 새 이 세상을 끌고 가는 증인이 되었다'는 뜻이라고 별이 빛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자연과학에서 시에서 별이 빛나는 이유를 찾아보며 별에 대한 내 마음을 끌어 내보았다. 별은 왜 우리에게, 낭만적인 마음이 들게 해 주는 존재일까? 까만 하늘 어둠 속에서 환한 빛을 내고 있는 신비스런 존재. 닿을 순 없지만, 사랑하는 이에게 따다 준다고 표현되는 별, 또 별들이 모여 은하수를 이룰 때의 장관은 아무 말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언어가 사라지는 순간을 우리에게 선물해 준다.
우리 인간은 언제 별처럼 빛날 수 있을까, 이 깜깜한 세상 속에서. 지난 번 봤던 책속에서 인간은 스스로 빛나는 존재가 아니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인간은 다른 빛을 받았을 때 한없이 빛을 낼 수 있는 존재라고,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을 때, 혹은 욕망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잠시 내가 빛나는 존재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가 보다.
자연의 핵융합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는, 핵무기가 물리적으로 내는 힘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보잘 것 없는 에너지의 방출이면, 자연이 내는 에너지를 어찌 상상 할까. 하느님은 인간을 별, 달, 태양 어느 자연물 보다 가장 사랑하시는 존재로 바로 당신을 닮은 최고의 존재로 만드셨다고 하셨으니, 우리가 사랑의 핵융합을 잘하기를 바라시지 않을까 그래서 반짝반짝 빛나길......
우리는 그 분의 빛 안에서 빛나는 존재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별의 사명을 생각해 본다. 정해주신 자리에서 핵융합 할 것이며, 자리를 움직여 다른 별과 부딪치지 않으며 소멸 할 것이다. 생각지 않은 날 땅에 떨어지더라도,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 내 빛을 보거든 바라 본 이의 기도와 마음이 소망이 되어 하늘 높이 오르기를 바라며 떨어 질 것이다. 6월에는 뵙게 되겠지요. (한 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