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9일, 목요일
당신은 지금의 우리가 존재하는 양상의 전부와 과거의 우리 모습 모두가 문학 덕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책들이 사라진다면 역사도 사라질 것이고, 인간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요. 나는 당신의 말씀이 옳다고 확신합니다. 책들은 우리 꿈 그리고 우리 기억의 자의적인 총합에 불과한 게 아닙니다. 책들은 또한 우리에게서 자기 초월의 모델을 제공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독서를 일종의 도피로 생각할 뿐입니다. '현실'의 일상적 세계에서 탈피해 상상의 세계, 책들의 세계로 도망가는 출구라고요. 책들은 단연 그 이상입니다. 온전히 인간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빈다. (『수전 손택의 말』, 수전 손택.조너선 콧/김선형, 마음산책, 2015, 19)
☞ 책은 인간 사유의 산물입니다. 인간의 언어로 사유된 것이 글로 기록된 것입니다. 인간과 관련된 모든 것이 기록된 것이며, 인간정신의 발달에 관한 흔적입니다. 기록되지 않는 사유는 허공에서 흩날리다 사라지는 바람과 같습니다. 언어로 기록하면서 사유가 깊어지고, 모호했던 사유가 자신이 이해하게 되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다듬어집니다. 사유와 기록이 함께 가야하는 이유입니다. 사유가 집으로 나타나고 거대한 건축물로 드러난 것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