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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요 저녁반기도.영성/다네이 글방 2019. 10. 26. 09:09
10월 26일, 토요일
수요저녁반 마포학습관에서 [음식]으로 만나다.
우리는 가정에서 음식을 담당하는 주부이다. 딸이 원하는 음식을 해주면서 귀찮이즘이 발동하면 옛날에 우리엄마 모습을 떠올린다. 엄마가 잘하시던 낙지호롱, 꽃개무침이 엄마표 음식이다. 내딸은 나의 음식 중 어떤 음식을 내표 음식으로 기억해 낼까 궁금해진다. 내 손맛은 '적당히'에서 멈추고 말았으니 그나마 있던 손맛은 무뎌지고 있다. 오랫만에 쉬는 날 아점음식을 차려 냈더니 오랫만에 주부가 집으로 돌아왔다며 식구들 좋아한다.
경상도처자가 전라도로 시집을 갔다. 서대,메생이,금풍쉥이,새조개,물김,돌산김치,녹두가 들어간 삼계탕, 팥칼국수등이 시댁밥상에 오르는 음식이다. 들깨가루, 생새우가 음식의 필수 아이템이다. 처음엔 입맛이 안맞아 고역이던 음식들이 익숙해졌다. 시댁음식은 깊고 진한 맛이다. 공기 햇살 바람 풀내음이 내영혼에 스며들어 익숙해져 감을 태백산맥 책을 읽으면서 실감한다.
데레사수녀님께 '' 신이 계시다면 왜 저아이들이 굶어야 합니까?'' 질문하니 '' 우리가 나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단다. 잉여 음식처리에 골머리른 알고 있는 현실, 다이어트에 쏟아붓는 열정과 비용이 수녀님의 말씀과 너무 대조적임에 정말 안타깝다. 시골 어렸을 때 음식접시를 들고 이집저집 다니며 주고 받고 나누어 먹던 즐거움이 지금도 새롭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것, 먹는것은 그어느 것보다 즐겁고 행복하다.
조리제안을 아시는죠?큰슈퍼마켓에 가면 완제품화 되어나온 일품요리, 진공포장된 반조리식품, 일회용 각종샐러드소스, 심지어 볶음밥 야채다짐류, 차돌박이 된장찌개등이 일제히 소리친다. ' 이제 주방에서 고마 나와라' 라고. 참치액 , 굴소스, 조개다시다 한방울이면 '어우 시원하고 좋네' 소리는 굳이 주방에서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라는 뜻일게다. 점점 간편화 되어가는 생활, 친구의 간편한 생활 팁을 듣고는 '거 괜찮네 나도그래야지' 를 연발한다. 내 솜씨는 이제 안 믿는다. 핸폰에서, 마켓 조리제안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라면은 정말 맛있다, 가성비가 최고다, 해장국으로도 최고다, 중독성이 강하다, 야식으론 무적이다, 추억도있다, 현대사도 있다, 인스턴트의 대명사음식중 악의 축으로 손꼽기 등 많은 예찬이 쏟아졌다. 여전히 라면은 핫이슈다. 라면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도 많은 의미가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먹고 마시고 노셨다.'' 는 말씀은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놀라는 의미로만 받아 들이기로 했다. 나눔을 마친 후 라면에 꽂힌 우리들은 라면집이 없어서 대신 잔치국수로 먹었다. 영명축일 축하댓가로 사주신다. 먹었으니 놀아야한다며 경의선 책의 거리를 걸었다. 그리 붐비던 거리에서 조금 벗어났는데 분위기는 전원이다. 좋은 때 좋은 곳에서 좋은 친구들과 정담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즐겁게 놀았다. 신부님과 함께 할 치맥집도 찜하면서 걸었다. 11월13일 [ 천국의 열쇠]로 마포평생 학습관에서 만난다. (최 막달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