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bi 2024. 7. 31. 10:02

스콜라 신학에서 철학적으로 훈련된 이성의 역할은 ‘신앙의 이해’에 대한 성 안셀모의 해석 영향 덕분에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캔터베리의 거룩한 대주교에게, 신앙의 우위성은 이성에 고유한 탐구와 상치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실상 이성은 신앙의 내용들에 대해서 판단해 달라는 요구를 받지 않습니다. 그 일은 이성의 역할이 아니기 때문에 할래야 할 수도 없습니다. 이성의 기능은 오히려 각 사람이 신앙의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줄 의미와 설명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안셀모는 지성이 그것이 사랑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사랑하면 할수록 알고 싶은 열망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위해 사는 사람은 점점 더 그 아는 대상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오르게 되는 그런 형태의 지식에 이르게 되지만, 그 갈망하는 바를 아직은 얻지 못했음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러므로 진리를 향한 갈망은 이성이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합니다. ... 신앙의 지식과 철학의 지식 사이의 근본적인 조화가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신앙은 그 대상이 이성의 도움을 받아 이해될 것을 요구하고, 이성은 그 탐구의 정점에서 신앙이 제시하는 내용이 없이는 자신의 목적으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앙과 이성> 42항)

*** ‘알기 위해 믿고’, ‘믿기 위해 이해’하는 것의 역동적인 관계를 말하고 있다. 어느 것이 앞서고 어느 것이 뒤따르는지, 어느 것이 위에 있고 어느 것이 아래에 있는지, 라는 인간 이성에 근거하는 것을 넘어서는 하느님의 지혜에 대한 강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