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려는 아들이나 딸에게 앞으로 어려울 때 그때마다 읽어보라는 마음으로 세 통의 편지를 쓴다면 어떤 내용의 편지를 쓰게 될까? 사제서품을 앞두고 있는 신학생에게 혹은 종신서원을 준비하고 있는 수도자에게 이와 같은 편지를 쓴다는 가정에서 편지를 쓴다면 어떤 편지를 쓰게 될 것인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말과 글과 제스처와 여러가지 다양한 매체가 있다. 그중에서 편지는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말을 상대방의 마음에 대고 속삭이며 하는 듯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만큼 호소력과 감화력이 크고 공감을 얻기가 쉽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지만 외로움을 느끼고, 발달된 검색 기능으로 온갖 지식을 아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지만 마음이 허하고 메마르고 삭막한 것은 편지를 쓰지 않은 탓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비약한 것이고 과장된 것일까? 요새 젊은이들이 글쓰기를 힘들어 하고 두려워한다면, 그것은 자라면서 연애편지가 아니라 논술시험 준비만 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